오랜만에 할머니와 전화를 했습니다.
대운학 행사 준비를 위해 할머니 시대의 교육 상황을 자세히 알고 싶었습니다.
헌데, 할머니와 통화를 하는 중 자꾸 울컥하며 눈물이 솟아 올랐습니다. 아마 누구라도 그랬을겁니다.
할머니는 1932년에 경남 남해 다랭이마을에서 나고 자라셨습니다.
당시는 일제 강점기였습니다.
※
<이하 통화 내용>
"어~ 할맨가~ 밥은 문는가~"
"어~ 하모~ 무웃째~ 아이고~ 어째 이리 할매 생각해서 전화를 다주고 참 고맙다.."
"어~ 내가 인자 일하러 들어갈라카는데 할매 생각이나서 전화를 했재~"
"허허허 고맙다..고맙다..."
"근데 본께 할매가 1932년에 태어났네~ 그때는 일제 강점기 아닌가~ 어땠는고."
"일본놈들?
못된 짓 마~이 허고 댕깄다.
한국 사람들은 그놈들이 척척 걸어댕기면 재리이~서 옹기가 댕기고 안 그랬나.
가천 군부 거기서 아침마다 훈련 받는다고 난리를 부리고.
아이고~
고놈들은 또 고기를 청어를 잘 먹더니 청러를 사다가 쌔리 맨들고,
가천 사람들이 대가리 얻어다가 갈라 먹고 그랬다.
그라아~고 내 결혼한 뒤에 해방되고 그랬다.
그때는 일본놈들이 아가씨들 다 크면 막 잡아가고 한께
다들 일찍 결혼하고 했다.
열여덟에 결혼했는데..그 때는 참..뭐이나 알고 결혼했나.
그런 세상을 이때까지 삼스로 내가 산게 내도록 억울코 그렇다."
....
"할매는 공부는 어떻게 했는고. 공부는 안하고 싶었는가."
"초등학교도 안 댕깄재.
그 때는 왠노므 공부 신경썼나.
그마 저저 머스마들이나 학교 보내고.
딸아~들은 앤간한 집들에는 일이나 시켜먹고.
세상에 나도 고마..헛살고.
넘 학교 댕기는거 보면 생각이 나서 붓기는 붋어.
샘통이 좀 나재.
글도 모르고 고마…그런 게 신경은 안 씨이고.
내가 열여덟에 결혼해가지고 서른에 혼차 됐는데,
그러고 사니라고 뭐 공부 신경 쓸 시간이 있나.
그마…밥 먹고 사는 게 제일이라고.
그리 산께 뭐…
다른 거 생각할 시간이나 있었나.
느그매랑 느그 이모랑 뭐 다..
나앗씬께 컷재.
느그매가 참 불쌍타.
그리 산께 뭐..앞돌아보고 뒤돌아보고 할 시간이 있나.
지훈이를 보고 작은 글이 몇일이고 큰 글이 몇일이고 하다본께
요새는 뭐 달력은 볼 줄 안다.
그래가꼬 달력을 보고서 누구 생일이 몇일이고 알지.
오늘덜 몇일이고 그걸 마 모스기해가지고 달력은 본다.
살아 나씽께 산기고.
안 죽어씽께 살재."
...
그녀와 제가 오늘 같은 시간을 살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습니다.
아프리카 속담에 그런 말이 있죠.
"죽어가고 있는 노인은 불타고 있는 도서관과 같다."
과거를 돌아보게 됩니다.
※
깊이있게 놀자.
대담하게 하자.
자기답게 살자.
우리는 보다 자연스럽고 인간적인 세상을 디자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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