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재산이란 무엇인가?
사전적으로 지식재산은 크게 산업재산과 저작권 두 가지로 나뉘고, 산업재산은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상표와 같은 세부 항목으로 다시 구분된다. 하지만 이러한 정의를 알고, 모르는 것은 시장에서 실제 소비자들이 그 중요성을 인지하고 행동에 반영하는 일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못한다. 이에 필자는 대중이 보다 쉽게 느낄 수 있고, 실제 현장에서 반영될 수 있도록 지식재산에 대한 정의를 새로이 할 필요성을 느낀다.
아래 대화는 말레이시아 페락 주의 한 야시장에서 주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 중 한 부분이다.
“짝퉁 상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니?”
“짝퉁? 짝퉁은 짝퉁일 뿐이지. 하지만 진품을 구매하기 힘든 중/저소득층 일반인들에게는 좋다고 생각해. 화장품 같은 건 짝퉁을 잘못 사용했다가 큰 봉변을 당하기 십상이겠지만, 옷이나 가방 같은 것은 싼 값에 진품인 것처럼 입고 다니면 얼마나 좋아? 짝퉁을 입고 다녀도 그게 진짜인지 아닌지 알아내기 힘들 뿐만 아니라, 허세를 부리고 싶어 하는 이들의 욕망도 적절하게 잘 충족시켜주잖아. 그래서 짝퉁은 일반 사람들에게는 좋은 면이 많다고 생각해. 다시 한 번, 짝퉁은 짝퉁일 뿐이지만.”
친구와의 이러한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나의 한국인 동료들은 주변에서 싸고, 진품 같은 짝퉁 나이키, 아디다스, 리바이스, 퓨마, 폴로 제품들을 쇼핑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말레이시아와 한국인들의 짝퉁 상품에 대한 인식과 실제 행동 수준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이다. 다만, 말레이시아에서는 짝퉁 제품 판매 상인들이 촬영 시에 매우 자랑스럽게 응해 준다는 점에서 한국 상인들과의 차이를 보인다. 이는 그 만큼 공적 기관으로 부터의 현장 단속이 적음을 뜻하는 것이 아닐까. 여행 중에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던 사람들의 정감 넘치는 미소와 시장의 활기찬 분위기는 말하기 힘들 정도로 아름답고 그리운 일이지만, 그곳에서 판매되는 짝퉁 상품들이 결국은 이곳 경제 공동체의 부를 저해한다는 다른 생각이 드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시장을 다니던 중 진품 수공예 판매상도 볼 수는 있었다. 하지만 진품 판매상은 가판을 설치할 여유가 없어 돗자리 바닥에 물건을 진열하고 팔고 있었고, 이는 그 뒤로 펼쳐진 짝퉁 판매상들의 휘황찬란한 진열대와는 큰 대조를 이루었다. 혹시 이 진품 목공 제품들에 베르사체, 알마니, 루이비통과 같은 상표가 부착되어 있었다면, 아마 전시장을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지 않을까.
지식재산의 중요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실질적 인식을 고취시키고, 그에 따른 행동을 촉진하기 위한 지식재산의 정의는 어떻게 내려야 할까. 본 기사에서는 그러한 방식의 정의가 필요함을 문제 제기하는 수준에서 그치고 싶지만 개인적으로는 그것을 지키지 않았을 때 발생하게 될 중, 단기적 위기 상황에 대해서 더욱 많은 메시지가 전파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예를 들어 이런 건 어떨까.
‘세계 지식재산 보호 수준 44위인 한국인 여러분, 40위 수준인 중국인들 발 마사지하실 준비는 되셨나요.’
by Doer Y. 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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