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1일. 도전 일곱째 날. A코스(노랑) 기록: 도전 실패 (지난 기록: 20'17''09, 21'06''47)
느낀점: 11분이 되는 지점에서 멈추어 섰다.
부끄럽게도 저녁에 한 잔 마셨던 맥주가 속에서 부글 부글 끓어 오르는 느낌. 더 이상 전진하는 건 도저히 무리라고 판단되었다.
좀 더 크게 해석하자면, 역시 건강은 재론의 여지가 필요없을 정도로 중요하다.
아...부끄러운 일이다. ㅜ.ㅜ;;
8월 25일. 도전 여덟째 날. A코스 (노랑) 기록: 19분 54초 69 (지난 기록: 실패 / 20'17''09, 21'06''47)
느낀점: 지난 A 코스 기록에 비해 23초 가량 단축했다.
20분 기록을 과연 깰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을 가지고 시작했던 A 코스.
한계를 극복하고자 달려왔던 지난 도전들을 떠올리며, 이번에는 그것을 또 뛰어 넘어 보겠노라 힘껏 달렸다.
종아리, 허벅지, 골반, 척추 모두가 긴장감에 잔뜩 수축한 것이 느껴졌다.
힘차게 달렸지만, 과연 지금 이 속도가 지난 도전들에 비교해서 빠른 속도인지 아닌지는 알 길이 없다.
문득 보다 전략적으로, 전술적으로 달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는 비단 달리기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및 개인의 생활 곳곳에 적용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 치열한 현실을 바라보자. 순간이 영원인 것처럼.
1. 평소 고개를 들고 멀리 목적지를 바라보며 뛰다보면, 사실 다리가 매우 천천히 움직이고 있는 걸 깨닫게 된다. 힘이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본능적으로 몸이 멀리 가기 위한 힘을 비축해두는 것이다. 하지만 몇 척 앞의 길을 자세히 내려다보며 달리면, 적어도 보이는 곳까지는 사력을 다해 달리자는 근성이 생긴다. 명확한 단기 목표를 향해, 온 에너지를 불태우는 것이다. 그리고 이 명확한 단기 목표를 끈기있게 여러 번 달성하다보면, 나는 결국 정상에 도달한다. 멀리 바라보는 시간을 줄이고, 가까운 곳에, 즉 현실에 집중하며 달리자. 그러면 사력을 다할 수 있다.
# 먼 곳도 바라보자. 보다 영리하게 달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2. 하지만 여전히 먼 곳을 바라보는 시간을 짧게, 자주 가져야한다. 나는 내가 어디까지 도달할 것인지 알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아이러니한 현실은, 너무 가까운 곳만을 계속해서 바라보는 것보다는 적당히 먼 곳을 내다보며 달리는 편이, 그곳까지 도달하는 최단거리를 계산해내는데 용이하다는 점이다. 이는 머리를 쓰면서 달려야 한다는 말이다. 무작정 바닥만을 보며 달리면, 달리는 길은 구불구불 흐트러지기 쉽다. 하지만, 조금 앞을 본다면 그 쪽으로 나아가는 보다 빠른 길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보다 영리하게 움직일 수 있다. 이는 축구 선수가 골문에 슛을 하기 전에 공과 골문을 번갈아보며 임팩트를 주는 것과 같은 논리다.
# 코치가 필요하다. 정신을 놓으려는 순간, 올바른 나를 다시 깨닫게 해줄 수 있는 사람.
3. 코치가 필요하다. 그 형태는 내 마음의 목소리이든, 타인의 목소리이든 상관없다. 힘든 상황에 직면할 때 끊임없이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해주고, 현재 취해야 하는 규율을 올바르게 전달해 줄 수 있는 코치가 필요하다. 어쩌면 이미 나는 그 규율을 모두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온 몸이 긴장되고, 숨쉬는 것조차 급박해지는 상황에서 머리 속으로 알고 있는 이성의 편린들을 끄집어내 실제 상황에 맞추어가는 것은 힘들지도 모른다. 그런 때를 당했을 때, 끊임없이 올바른 규율을 전달해줄 수 있는 코치가 필요하다. 나와 공명하는 누군가가 필요하다. 내 마음의 목소리이든, 타인의 목소리이든 상관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