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다니던 대기업을 박차고 나와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한 막내 아들이 못내 걱정되신 나의 부모님.
온전치 못한 건강 상황에도 불구하고 끝내 서울로 올라오고 마셨다! >.<
난 사실 특별히 걱정 안해 주셔도 잘 크는 거 아시면서 ㅋㅋㅋ :-)
1박 2일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에겐 잊을 수 없는 몇 가지 장면들이 있으니.
명동이라는 거리를 처음 와 보셨을(?) 두 분.
크리스피 크림으로 모셔가려는 나에게 처음에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우리 같은 사람들이 이런데 와서 앉아가 무도 되나. 밖에서 기다릴텡께 그냥 사가 온나."
하지만 나는 기어이 모시고 들어갔고,
두 분은 크리스피 크림의 오리지널 도넛 가격(1,200원)을 보더니 눈이 훼둥구뤠~@.@ 하게 되셨었다.
"무~신 도나스가 이리도 비싸노"
하지만 나에겐 두 분이 명동의 한 복판,
젊은이들의 공간에서 난생 처음의 체험을 하고 계신 모습이 너무나도 재미있었다.
'마마. 파파. 이건 비싼 게 아니예요'
이후 향한 곳은 남대문 시장.
역시나 두 분에게는 처음 와보는 장소!
나는 두 분이 뭔가 감흥을 얻으시기를 바랬으나,
한 마디로 잘라 버리셨다.
"옛날 자갈치 시장이랑 비슷~흐네"
어머니는 그 와중에도 나의 베갯잇을 사려고 두리번 거리시느라,
시장 따위는 감상할 여유조차 없으시다.
항상 그런 식이다..
다음 행선지는 만남과 이별의 장소. 서울역.
이 번에는 이별용 행선지로.
맥도날드 햄버거는 두 분 모두 부산에서 즐겨보셨겠지만,
서울역에 마땅히 먹을만한 게 없었으므로 다시 젊음의 분위기로 고고씽.
이제 나는 두 분이 드시고 계신 것만 봐도 배가 부르다.
.
.
.
그 전날 사진을 더 찍어두지 못한 것은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서울역 개찰구 밖으로 나오시며 걱정과 반가움을 동시에 담고 환하게 포옹을 건네시던 부모님의 모습,
더 오랫동안 꼬옥 꼬옥 담아두고 싶은데.
아마 내 가슴과 머리 속에는 영원히 남겠지.
쿨!
by Doer Y. 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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